SCENT

엄마의 베란다 가든

Mom’s Veranda Garden

베란다에 널린 하얀 빨래들이 살랑인다. 엄마의 손길로 가꾼 작은 정원 속 투박한 무늬의 화분과 갈색 토분들이 창틀에 따라 놓여 있다. 사이 좋게 얼굴을 내민 식물들과 이파리 끝에 송글송글 투명한 물방울이 맺혀 있다. 허리를 숙여 식물들과 눈을 맞추고 물을 주는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 보고 있으면 어느새 청량한 풀내음이 바람을 타고 불어온다.

아침 햇살 드는 꽃집

Flower Shop At Morning Light

아침의 꽃집에는 신선한 공기가 멤돌고 활짝 핀 꽃들이 가게 앞을 장식한다. 노란 햇살이 꽃잎에 내려앉자 호스의 물줄기 사이로 옅은 무지개가 일렁인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풍성하게 채워진 꽃들이 촉촉한 향을 뿜어내면, 이웃은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그 앞에서 생기로운 꽃내음을 마주한다.

늦은 오후, 숲 속 산책길

Woods Trail, Late Afternoon

바스락, 마른 소리가 들려온다. 커다란 나무들이 고즈넉한 숲길을 이루고, 어둑한 오후의 빛이 발밑에 그림자를 만든다. 자연의 소리만을 간직한 이곳에서는 온화한 흙내음과 고요한 시간이 주어진다. 오롯이 땅을 밟고 걸으며 자신과 가까워지는 시간이다. 묵직한 나무의 향기가 깊숙히 녹아든다.

해지기 전 도시 풍경

City Views Before Sunset

도시의 풍경이 흘러간다. 밝은 하늘은 서서히 주홍빛 노을로 물들고 하나 둘 켜지는 도시의 불빛이 건물 유리창 속으로 비춘다. 반듯한 빌딩들 틈새로 푸른 가로수들이 보인다. 서류 가방을 든 회사원과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은 서로의 옆을 지나쳐 간다. 모두 낯설고도 편안한 모습이다. 각기 다른 순간이 만나 조화를 이루고 절묘한 서사를 만들어간다.

첫 데이트, 공원 근처

First Date Near The Park

숨을 쉴 때마다 새하얀 입김이 피어 오르고 두 사람의 발자국이 소복하게 쌓인 흔적으로 남겨진다. 부드러운 감촉과 잔잔한 떨림으로 채워지는 공원, 그 곳에 깃든 온도는 왠지 모르게 조금 더 선명하고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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